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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How DeFi democratizes finance? (With SÉBASTIEN DÉRIVAUX from Steakhouse Financial) 2024. 9. 18.

by 투자블로거제니 2025.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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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번 빅 토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빅 웰(Big Whale)이라는 미디어에서 진행하는 방송이고요. 저희의 주된 미션은 크립토 분야와 전통 금융 세계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입니다. 매주 저희 구독자들에게는 이 생태계에서 특정 주제(팀)에 대한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주 주제는 디파이(DeFi)입니다. 디파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더리움이 2015년쯤 탄생했을 때부터 시작된 디파이의 분산 금융이 지금까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모신 분은 세바스티앙(세바스찬) 데오(Sebastian Deo) 님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저와 세바스티앙, 이렇게 두 명의 프랑스 사람이 영어로 대화할 예정이라, 저희의 프랑스식 영어 발음을 듣는 것도 꽤 재미있을 거예요. 다들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바스티앙, 이렇게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바스티앙 님께서는 메이커(Maker) 이코시스템에 2017년 정도부터 관여하셨고, 풀타임으로 참여하신 건 2020년부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도 커뮤니티에서 조금 활동하셨다고요, 그렇죠?

[인터뷰이 - 세바스티앙]
네, 아주 조금이긴 했습니다만, 멀리서 지켜보는 정도였어요.


[사회자]
알겠습니다. 일단 전체 맥락을 잡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세바스티앙은 제가 보기엔 이 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지만, 그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세바스티앙이 주로 다루는 영역이, 저는 ‘지루하다’고까지 말하긴 뭐하지만, 회계(accounting)나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의 재무(트레저리) 관리 같은 부분이잖아요. 디파이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가장 앞단에서 주목하는 영역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팟캐스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깊이 파고들어 볼 거예요. 그리고 세바스티앙 님은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Steakhouse Financial)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시죠. 저는 이 브랜드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DAO의 캐시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특히 리도(Lido) 생태계나 메이커 생태계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고, 일부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재무 보고서 같은 것도 발행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규제 측면에서 이걸 ‘재무 보고서’라고 불러도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특정 토픽에 초점을 맞춘 유용한 리포트를 많이 내놓으시죠.

자, 그러면 첫 번째 질문은 아주 심플하게 시작해 볼게요. 세바스티앙, 요즘 어떠신가요?

[세바스티앙]
아, 네.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팟캐스트에 초대해 주셔서 정말 기쁘고요. 오늘 이야기할 주제들이 매우 흥미로울 것 같아요.


[사회자]
좋습니다. 아주 간단한 첫 질문이었어요. 그러면 가령 전통 금융권에 있는 누군가에게 세바스티앙 본인과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 그리고 디파이를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소개하시겠어요? 예를 들어 은행이라든지, 전통 자산운용사라든지, 그런 플레이어들 앞에서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을 소개해야 한다면 말이죠.

[세바스티앙]
네, 일단 저희는 스스로를 ‘크립토 네이티브 컨설팅 회사’라고 부릅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전략 수립, 재무, 리포팅 같은 컨설팅 서비스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법률적 이슈와 실물자산(Real World Asset, RWA)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금융 플러밍(financial plumbing)이라고 부르는, 이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인프라 관련 지원도 하고 있어요. 이런 서비스를 DAO에도 제공하고, 전통적인 중앙화 금융기관이나 다른 기관에도 제공하고 있죠. 그래서 결국은 디파이와 전통 금융의 간극을 잇는 역할, 둘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혹시 지금 몇 개 정도의 DAO나 클라이언트를 보유하고 계신지 물어봐도 될까요?

[세바스티앙]
지금은 대략 10곳 정도 되고요. 사실 크립토 특성상 고객이라 부르기 애매한 경우도 있고, 수시로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어쨌든 열 군데 정도입니다. 스테이크하우스 팀은 한 열 명 정도인데, 전 세계에 퍼져 있어요. 호주부터 미국, 케냐, 유럽 각지까지, 시차도 다 다르고요. 그래서 아주 역동적인(remote-first)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디파이 생태계라면 원래 그래야 맞는 거겠죠.


[사회자]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배경 얘기로 넘어가 볼게요. 어떻게 이 분야에 들어오시게 되었고, 또 어떤 계기로 풀타임으로 전업하신 건지, 그리고 왜 RWA 같은 전통적인 자산 분야에 초점을 맞추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요.

[세바스티앙]
네, 일단 저는 데이터 사이언스 쪽 박사 학위를 갖고 있었고, 처음부터 다양한 업계에서 컨설팅 업무를 해 왔습니다. 비디오게임 업계(예: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보험사, 은행 등등 여러 영역에서 주로 데이터 관련 일을 했죠.

그러다 점차 기업의 재무 기획(파이낸셜 플래닝 & 애널리시스, FP&A) 쪽으로 이동하게 됐어요. 여전히 데이터를 많이 쓰긴 했지만, 기업 퍼포먼스를 측정하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팀을 이끌게 된 거죠. 그 시점에는 보험회사에서 일했었고요.

하지만 저는 늘 좀 ‘긱(Geek)’스러운 면이 있어서, 2014년에는 이미 비트코인 노드를 돌리고 있기도 했어요. 직접 채굴한 양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지금은 알 수 없어요. 어디 외장하드에 있을 텐데 고장 나 버려서... 아무튼 이더리움이 등장했을 때도 스마트 컨트랙트 개념이 흥미로워서 조금씩 만져보다가, ICO 광풍이 왔을 때는 솔직히 너무 투기적이라 재미가 없어서 약간 떨어져 있었죠. 저는 좀 더 현실적인, 실질적인 걸 선호해서, 백서(PowerPoint) 두 장으로 1억 달러씩 펀딩하는 흐름은 이해가 안 갔거든요.

그러다가 코로나 기간에 거시적 환경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자산에 유리하게 돌아가면서 다시 관심을 갖고 돌아왔어요. 그때 디파이가 확 뜨고 있었고, 마 MakerDAO(메이커다오)의 다이(DAI)를 다시 보니까 “아, 이건 좀 제대로 굴러가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2020년 무렵만 해도 유니스왑(Uniswap) 같은 탈중앙 거래소가 자리를 잡았고, 컴파운드(Compound)에서 이자 농사를 한다든지, 굉장히 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었잖아요.

 

그래서 2020년 8월쯤 메이커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기 시작했고... 사실 처음에는 RWA 쪽 일을 맡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쪽이 좀 복잡한 영역이어서 제가 주도하게 됐어요. 그 결과, 메이커의 국채(Treasury Bills) 투자 규모가 최대 20억 달러를 넘기기도 했죠. 그리고 프랑스 은행 SG 포지(Société Générale-Forge)와의 협업도 있었어요.

 

존재하지 않는” 주체, 즉 ‘인터넷 포럼 같은 DAO’가 AAA(트리플에이) 등급의 담보 채권을 받아서 대출을 해 줬다는 것은 전통 금융 관점에서 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죠.

 

어쨌든, 저는 메이커 쪽 일을 하면서 RWA 작업을 했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2년 전쯤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라이도(리도), ENS, 모넨(Monem) 같은 다른 프로젝트도 커뮤니티에 참여해서 재무 쪽을 다루고 있고, 아비트럼(Arbitrum), 이사(ESA) 같은 곳들과도 관계가 있죠.


[사회자]
좋습니다. 그렇다면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을 창업할 때 “아, 이 시장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겠다” 하고 보신 구체적인 필요가 있었던 건가요?

 

[세바스티앙]
네, 저희의 미션은 전통 금융을 ‘디파이화(化)’하는 것, 즉 전통 금융 자산을 디파이의 궤도 위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이런 게 이른바 RWA(Real World Asset) 문제라고도 하죠. 너무 투기성 짙은 코인이나 밈코인 같은 건 잘 안 다루고, 경제학 이론적인 토큰 설계 쪽으로도 크게 안 가요. 대신 우리는 “블록체인이 훨씬 효율적인 금융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왜냐하면, 컴포저빌리티(composability)나 아토믹(원자적) 거래, 상대방 리스크 제거, 자동 실행 같은 특징이 전통 금융보다 훨씬 효율적이거든요.

그래서 메이커에서 RWA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할 때, 2년 전에는 “토큰화된 미국 국채(T-Bill)를 푸시해 보자”라고 말했어요. 그때만 해도 시장에서 “그게 가능할까?” 하는 반응이었는데, 지금은 이미 15억 달러 이상(프로토콜에 따라 규모가 조금씩 다르지만) 토큰화된 미국 국채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아주 고무적인 상황이에요. 물론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요.


[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면 메이커다오(MakerDAO)와는 어떻게 연을 맺게 되셨나요? 2020년 당시를 회상해 보면,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인 다이(DAI)를 만드는 프로젝트였는데, 그때 이미 이 프로젝트가 뭔가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으셨나요? 일단 페그(1달러 고정)가 잘 유지되고 있긴 했지만,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잖아요.

[세바스티앙]
네, 맞습니다. 저는 도전 과제가 많은 곳을 좋아해요. 전통 금융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는 것보다, 뭔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쪽이 재밌더라고요. 디파이 쪽에는 여전히 해결할 문제가 많고, 그래서 메이커는 제게 딱이었습니다.

제가 메이커에 들어갔을 때, 다이 가격이 1.05달러 선에서 형성되어 있어서 페그가 살짝 괴리가 있었거든요. 그때 커뮤니티 안에서 “다이가 너무 훌륭하니까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저는 그건 좀 말이 안 된다고 봤어요. 그리고 USDC를 담보로 추가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을 때,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끌어들이는 게 위험하다”는 반대 의견도 강했죠. 그리고 “PSM(페그 안정 모듈)을 도입하면 모든 USDC가 메이커로 몰려올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이런 식으로 논란이 아주 많았는데, 결국 지금은 PSM이 도입되어 어느 정도 해결되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디파이 프로토콜도 자산과 부채가 존재하는 ‘대차대조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때 당시는 “아, 코드일 뿐인데 무슨 대차대조표냐”라는 식의 반응이 많았어요. 그런데 막상 돌아보면, 이젠 누구나 아는 개념이 되었죠. ‘스테이블코인 운영 = 대차대조표 관리’라는 인식이 확산된 거예요.


[사회자]
맞습니다. 그럼 여기서 최근 메이커가 ‘엔드게임(endgame)’ 플랜을 발표한 걸 잠깐 짚어볼게요. 2022년 10월쯤에 발표됐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 플랜이 미국 규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특히 USDC 의존도를 낮추고자 했던 계기라고 생각해요.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 제재가 있은 후, 메이커의 담보 중 상당 부분이 USDC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위험하다는 논의가 나왔었잖아요.

그리고 룬 크리스텐센(Rune Christensen) 본인이 “결국 프리즈(freeze) 기능을 넣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사실 대부분의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은 다 이런 블랙리스트나 프리즈 기능을 갖고 있기는 해요. 그렇다면 메이커의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다이도 비슷해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생기는데, 이걸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해요.

 

[세바스티앙]
구체적인 엔드게임 세부 사항은 저도 다 파악하지 못했는데, 커뮤니티 포럼이나 룬의 발언을 보면, 기본적으로 “메이커라는 프로젝트가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를 두고 많은 의견이 있었고, 이걸 하나로 정리해야 했어요. 탈중앙화된 프로젝트라 이해관계자가 많으니까요.

룬의 계획은 “메이커코어를 일단 좀 더 중앙화해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여러 가지 서브DAO나 ‘스타(Stars)’ 같은 하위 조직을 만들어서 그쪽에서 빠른 혁신을 하게 하자”라는 요지인 것 같습니다.

USDC 의존도를 줄인다는 측면에서는, 사실상 디파이와 트래디파이(tradi-fi)가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봐요. 우리가 미국 국채 같은 자산을 편입해서 성장하려면, 어쨌든 중앙화된 금융기관과 거래가 필요하고, 그러면 탈중앙성이 어느 정도 희석될 수밖에 없죠.

 

블랙리스트나 프리즈 기능은 아직 어떻게 구현될지 모르겠습니다. 완전한 탈중앙 프로토콜에선 이런 기능을 커뮤니티 투표로 돌리는 것도 쉽지 않죠. 7일간의 거버넌스 투표를 거친 뒤에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그사이에 악의적인 사용자는 다른 주소로 옮겨 버릴 수도 있고요. 그렇다고 매번 실시간 투표를 할 수도 없으니,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럼 유럽 쪽 규제당국과도 소통을 꽤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디파이를 규제당국에 어떻게 피칭(소개)하시나요? “디파이가 이런 장점이 있으니 우리가 꼭 알아야 한다”라고 어필할 때, 주로 어떤 논리를 쓰시고, 또 규제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뭘까요?

[세바스티앙]
일단 규제라는 게 실제 존재하는 규제도 있지만, 아직 도입되지 않은 “가상의 규제”를 두려워해서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직 법이 없으니 혹시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서로 미뤄두는 상황이죠.

전통 금융기관이랑 이야기해도 마찬가지예요. 당연히 시간이 걸립니다. 전통 금융 쪽에선 디파이가 낯설고, 디파이 쪽에선 전통 금융 규제를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이것도 결국 문화적 충돌이죠.

저는 이럴 때 주로 “디파이는 중개자 리스크(counterparty risk)를 제거한다. 블록체인에서 거래가 아토믹하게 이뤄지므로, 결제에 있어서 시간 차로 인한 위·변조 위험이나 결제 실패 위험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금융 포용성이 커지고, 컴포저빌리티로 인해 혁신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는 이야기도 해요.

예를 들어, 전통 금융에서 어떤 은행과 헤지펀드가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 보려면, 서로 만나서 실사(kYC/AML)하고, 계약서 작성하고, 변호사 검토하고, 이렇게 한 달씩 걸리는데, 디파이에선 그냥 스마트 컨트랙트를 배포하고(혹은 기존 프로토콜에 연결만 하면) 바로 끝나잖아요. 사실상 하루 이내에 모든 게 진행되죠.


[사회자]
그렇다면 규제당국 입장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이 같은 디파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할까요? 미카(MiCA)만 봐도, 개인투자자를 최대한 가두려는(?) 방향이 보이는 것 같거든요. 중앙화 거래소나 중개기관을 통해서만 투자하게 하려는 흐름 말이죠. 실제로 디파이는 자기 책임으로 자산을 관리해야 하니까 위험하고, 그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거나 정치적 부담이 생길 수도 있고요.

 

[세바스티앙]
네, 맞아요. 사실 디파이 자체가 정말 100% 탈중앙화라면 아무도 막을 수 없거든요.

그래서 어떻게든 개인이 직접 접근 못 하게 하거나, 아니면 “민간인은 너무 복잡해서 못 써”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수도 있죠.

개인적으로는 결국 “두 가지 길”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자기 자산을 직접 관리할 역량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지금처럼 디파이에 직접 들어올 테고, 나머지는 CEFI(중앙화 금융)와 디파이가 혼합된 형태를 쓸 거예요. 중앙화된 브로커나 은행이 뒷단에서 디파이를 활용하고, 사용자들은 UI만 보고 쓰는 형태죠.

그런데 규제당국이 “위험하니 개인 접근을 막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건, 기본적으로 정치나 행정 쪽에서 민원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디파이는 아직 사용자 경험(UX)이 나쁘고, 자기 키를 잃어버리는 등 기술적 위험이 존재하니까요.

디파이를 안전하게 만들려면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예컨대 넥서스 뮤추얼(Nexus Mutual) 같은 보험 프로토콜을 들 수도 있고, 라비(Rabby) 지갑에서 화이트리스트 주소를 설정할 수도 있죠. 사실 개선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에게 디파이는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필요 없는 금융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통 금융기관이 디파이 위에 뭔가를 구축하고, 일반 사용자는 그걸 쓰기만 하는 거죠.


[사회자]
그렇군요. 사실 세바스티앙이 하시는 일 중 하나가, 전통 금융기관을 상대로 “DAO 트레저리(금고)를 이렇게 운영할 수 있다”라고 제안하거나, 디파이에서 가능해진 “국채 토큰화” 같은 걸 설명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블랙록(BlackRock)이 이더리움 위에서 머니마켓펀드(MMF)를 토큰화한 사례가 나왔어요. 3월쯤이었는데, 사람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것 같더라고요. 저는 이게 굉장한 사건이라고 보거든요.

이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아직은 최소 투자금 500만 달러 같은 규제가 있어서 개인 투자자는 접근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블랙록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가 블록체인 위에서 펀드를 낸다는 사실 자체가 큰 신호라고 봐요.

[세바스티앙]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일단 블랙록이란 이름 자체가 가진 상징성이 크거든요. 실제로 “토큰이 얼마나 팔렸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설령 0달러가 팔렸다고 해도, 블랙록이 디파이에 진출했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모든 금융기관이 이제 “우리도 디파이를 어떻게 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블랙록이 저렇게 위험하게 보이던 크립토에 들어가네? 도대체 뭔가 있나?” 하면서 보드멤버들이 움직이게 되는 거죠. 이게 규제나 기존 시스템 전체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사회자]
그렇다면 DAO 트레저리 관점에서 봤을 때, 토큰화된 MMF, 예를 들면 T-bill 등은 또 다른 좋은 담보 자산(Backing)이 될 수 있겠네요. 사실 지금까지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메이커만 봐도, 처음에는 ETH와 BTC 같은 암호화폐를 담보로 쓰다가, 최근에는 USDC나 토큰화된 국채 등을 담보로 편입하면서 다양화하고 있잖아요. 결국 이렇게 다양한 안전자산이 들어오면, 스테이블코인 탄탄해지고, 수익도 낼 수 있고, 상호 보완이 되니까 미래가 더 견고해진다고 보시나요?

[세바스티앙]
네, 맞습니다.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붙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엄청난 변화예요. 지금까지는 왜 스테이블코인 보유해도 이자가 안 붙었을까, 라고 생각하면, 전통 금융과의 접점이 없었기 때문이죠.

물론 아직 규제나 시장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제로 이자’ 스테이블코인 대신, ‘금리형 스테이블코인’이 훨씬 더 합리적이다”라는 공감대가 커질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팍소스(Paxos)는 PUSD(이자가 붙지 않는)와 USDP(이자 붙는) 두 가지 스테이블코인을 운용하고 있어요. 사실 같은 회사고, 담보도 거의 같은데, 왜 하나는 이자가 붙고 하나는 안 붙을까? 다 규제와 라이선스 문제 때문이죠.

이렇게 따지고 보면, 전 세계적으로도 “이자 안 주는 은행 예금”에 돈을 넣는 게 과연 최선인가? 라는 의문이 드는 거예요. 디파이라면, T-bill에 간단히 접근해서 5% 정도 이자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왜 은행 예금을 하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죠.


[사회자]
조금 다른 얘기지만, 세바스티앙이 직접 SOCIETE GENERALE-Forge(소시에테 제네랄 포지)와 메이커를 잇는 중간다리 역할도 하셨죠. 이게 프랑스 은행이 DAO로부터 대출을 받는다는, 전통 금융권에선 파격적인 사건이었는데, 당시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떤 의미가 있었다고 보시나요?

[세바스티앙]
정확히는 제가 법적 ‘대표자’ 역할을 한 건 아니고, 프랑스 측의 신탁기관(fiducie) 같은 중개가 따로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DAO라는 존재가 법인격이 없고, 소시에테 제네랄은 초규제 대상 은행이다 보니, ECB(유럽중앙은행) 승인까지 받아야 했거든요.

채권은 프랑스 주택저당채권(AAA등급 커버드 본드)인데, 소시에테 제네랄-포지는 이처럼 블록체인에 커버드 본드를 발행하는 걸 꽤 오래전부터 해 왔습니다. 여기서 이걸 담보로 잡고 다이를 빌리는 구조였는데, 실제로는 7백만 달러 정도만 일주일 정도 대출받았을 거예요. 숫자 자체는 작지만, 상징성이 엄청 컸죠.

전통 금융권, 특히 프랑스의 대형은행이 “우리 DAO로부터 대출받아 볼게”라고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잖아요. 이게 다른 금융기관들에게는 “어, 소시에테 제네랄이 했네? 그럼 우리도 해 볼 수 있겠다”라는 자극이 된 겁니다. 이런 게 쌓여서 결국 블랙록이나 다른 기업들도 움직이게 만드는 거죠. 물론 한 건을 성사시키는 데 몇 년씩 걸리긴 하지만요.


[사회자]
이게 결국 전통 금융업계도 “디파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구나”라는 인식을 확산시킨 셈이네요. 그럼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각국 통화별로 스테이블코인이 우후죽순 늘어날 거라고 보시나요? 지금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지배적이지만, 미카(MiCA) 발효에 맞춰 유로 스테이블코인도 많이 나오고, 테더는 영국 파운드 스테이블코인도 내놓고... 이런 식으로 앞으로 시장이 더 세분될까요?

[세바스티앙]
결국엔 규제 여하에 달린 것 같습니다. 어떤 국가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거나 장려하고, 어떤 국가는 거의 금지하다시피 하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검증 가능한 디지털 통화”라는 방향성은 거스를 수 없을 것 같아요.

단, 중요한 건 이게 정말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냐, 아니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처럼 철저히 통제되는 형태냐입니다. 사실 규제당국은 후자를 선호하겠죠. 반면 유저 입장에서는 전자가 훨씬 편리하고, 글로벌 결제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 매력적이고요.

결국엔 각 국가와 지역별로 다른 스테이블코인이 생길 것 같아요. 인도나 중국 같은 곳은 내부 사정상 발행이 늦어질 수도 있고, 유럽이나 미국은 조금씩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는 형태로 발전할 것 같고요.


[사회자]
그럼 메이커, 디파이, 그리고 전반적인 금융 혁신 흐름을 쭉 봐오신 입장에서, 2017~2018년 ICO 투기부터 2020년 디파이 서머, 지금까지 온 과정을 어떻게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세바스티앙]
음, 일단 2017~2018년의 ICO 열풍은 솔직히 굉장히 투기적이었죠. 95% 정도는 별 의미 없는 프로젝트였고, 5% 정도만이 실제로 뭔가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20년 디파이 서머 때는 이자 농사(Yield Farming)와 “야채·과일 코인” 같은 게 우후죽순 터져 나왔죠. 스시스왑(SushiSwap)이 유니스왑으로부터 유동성을 “뱀파이어 어택”했던 일 같은 것들도 떠오르고요. 여전히 투기나 사기성 프로젝트가 엄청 많았고, 실제 혁신은 그중 10% 정도가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아요. 사실 디파이/크립토 시장의 90%는 단타 거래, 밈코인, 의미 없는 투기 같은 게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10%가 진지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10%가 앞으로 50% 정도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가 관건이겠죠.

물론 밈코인 같은 게 전혀 쓸모가 없느냐 하면, 꼭 그렇진 않습니다. 사람들이 투기를 하다가도, 그 과정에서 지갑 사용법, 온체인 트랜잭션, 레이어2, 스마트 컨트랙트 같은 걸 익히거든요. 사용자가 늘면 자연스럽게 기술이 발전하고, 인프라도 확장되고, 그럼 나중에 RWA나 전통 금융이 본격적으로 들어올 때 훨씬 편리해지는 효과가 있죠.


[사회자]
맞아요, 가령 베이스(Base) 같은 레이어2에 밈코인들이 몰려들면서 거래량이 늘었고, 그로 인해 트랜잭션 처리 노하우나 인프라가 확대되는 식이죠. 그러면서 전통 금융기관이 들어올 길이 더 넓어진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세바스티앙]
네, 정확히 그렇습니다.


[사회자]
좋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10년 후 디파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모든 금융 거래가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이뤄질 거라고 보시는지, 아니면 여전히 선택적 대안으로 남을 거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세바스티앙]
음... 저는 결국 “선택지”가 될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이 굳이 퍼블릭 블록체인을 직접 쓸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저는 세 가지 정도 시나리오를 생각해요. 하나는, 전통 금융이 허가형(permissioned) 체인으로 완전히 이식을 해서, 그냥 내부 DB를 블록체인으로 바꿨을 뿐, 일반인 입장에선 별 차이가 없는 경우입니다. 디파이는 소수의 마니아나 긱들이 쓰는 서비스로만 남겠죠.

또 다른 하나는, 전통 금융이 완전히 퍼블릭 블록체인을 받아들여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수용하는 시나리오에요. 그러면 둘 사이에 어느 정도 중간 지점에서 만나서, “토큰화된 증권은 꼭 화이트리스트가 필요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퍼미션리스로 유지한다” 이런 식의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결국, 저는 “완전 탈중앙 디파이”와 “규제된 토큰 증권 시장”이 공존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들은 편리한 UI를 통해 어떤 증권을 사고, 다른 통화로 바꾸고, 그런데 정작 뒤에서 돌아가는 건 블록체인인지도 모를 수 있죠. 그게 10년 뒤 모습이 아닐까 해요.


[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한 시간 넘게 이야기 나눴는데도, 사실 디파이 얘기를 다 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네요. 그래도 중요한 내용들 많이 짚어 주셔서 감사하고요.

빅 웰(Big Whale)에서도 메이커DAO(이제는 스카이(Sky)로 리브랜딩 중이죠), 디파이의 OG(오리지널) 프로젝트들, 그리고 DAO 생태계의 재무 구조 등에 대한 심층 분석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 팟캐스트를 보시는 분들도 빅 웰 커뮤니티에 꼭 가입하셔서 소식을 받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세바스티앙, 오늘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 팀의 앞으로 로드맵도 잘 되길 바랍니다. 지금 인원이 10명 조금 넘는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더 성장하시길 응원합니다.

[세바스티앙]
네, 맞습니다. 지금 11명 정도인데, 계속 늘고 있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자]
네, 그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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