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리에, The Big Well 기자)
안녕하세요, 여러분! The Big Well이 제작하는 이 빅 토크(Big Talk) 팟캐스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The Big Well은 크립토 업계와 전통 세계의 간극을 좁히고, 여전히 ‘신뢰가 부족한(trustless) 세상’이라 불리는 곳에 신뢰를 쌓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미디어예요. 저는 The Big Well의 기자인 리에이고요, 오늘은 Spiko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폴-아드리앵 히폴리트(Paul-Adrien Hyppolite) 님을 모셨습니다. Spiko는 유럽 스타트업으로서 이번 여름에 두 개의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tokenized money market funds)를 출시했는데, 하나는 유로 표시, 또 다른 하나는 달러 표시예요. 그리고 두 펀드 모두 현재 운용자산(AUM) 1억 달러(약 100 million)에 도달했다고 하니, 오늘 이 이야기를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폴! 축하드려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인터뷰이 (폴-아드리앵 히폴리트, Spiko CEO & Co-founder)
감사합니다. 아주 좋아요.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회자
좋습니다. 다시 한번 청취자분들께 말씀드리면, 저희는 매주 크립토 생태계에서 주목할 만한 주제나 트렌드를 선정해 집중 조명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는 바로 머니마켓펀드에 대한 얘기를 해볼 거예요. 최근 BlackRock이라든지 Uno라든지, 그리고 오늘 모신 폴-아드리앵 님의 Spiko까지, 정말 다양한 머니마켓펀드의 토큰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일단 첫 번째 질문부터 드릴게요. 왜 머니마켓펀드를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화(tokenize)하는 게 흥미롭다고 보시나요? 전통 금융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폴-아드리앵
음, 우선 첫 번째로,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한다는 것은 결국 일종의 화폐 형태를 토큰화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음… 화폐의 형태가 몇 가지 있잖아요. 중앙은행 화폐(central bank money)도 있고, CBDC 같은 중앙은행 화폐를 토큰화하자는 논의도 있고요.
그 다음에 상업은행 화폐(commercial bank money)가 있죠. 은행에 맡겨둔 예금(당좌예금, 정기예금 등)을 토큰화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그리고 전자화폐(electronic money) 형태도 있죠. 이건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거예요. 가령 리아(Lyia)나 벤모(Venmo), 페이팔(PayPal) 같은 데서 쓰이는 돈, 그리고 스테이블코인도 사실상 그 범주에 속하죠.
유럽의 규제 관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e-머니를 토큰화한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얘기는 오늘 인터뷰에서 계속 나오겠지만요. 그리고 제가 꼽는 네 번째 형태는 머니마켓펀드인데, 이 머니마켓펀드는 애초부터 이자가 발생(yield-bearing)한다는 점에서 특이해요.
음… 동시에 이건 화폐의 한 형태이기도 하지만, 저축이나 투자 상품으로 분류되고, 규제도 그렇게 받고 있어요. 이자가 발생한다는 측면, 그리고 상대적으로 카운터파티 리스크(상대방 위험) 측면 때문에도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하는 게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자화폐를 토큰화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언젠가는 중앙은행 화폐나 상업은행 화폐도 토큰화될지 모르죠.
그럼 왜 토큰화하는가? 토큰화하면서 더 나은 접근성을 노릴 수 있죠. 잠시 뒤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하면 기존의 증권계좌(security accounts) 제공자를 거치지 않고도 상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되니까요. 사실 머니마켓펀드 말고도 다른 펀드들을 토큰화했을 때도 비슷한 이점이 있죠. 하지만 저희는 가장 기초적인 상품인 머니마켓펀드로 시작한 거예요.
블록체인 기반이라는 점도 커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블록체인은 결제(settlement)나 전송(transferability), 그리고 24시간 작동(liveliness) 같은 측면에서 굉장히 강력한 인프라잖아요. 이건 은행 업계와는 완전히 달라요. 은행은 영업시간이라는 게 있고 휴일도 있고 하니까요.
그래서 “왜 돈을 토큰화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저희는 더 나은 화폐 접근성과 더 강력한 화폐 기능, 즉 24/7 이체 가능한 화폐 기능을 원하기 때문이에요. 그게 저희가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한 이유라고 할 수 있죠.
사회자
지금 말씀하시면서, 여러 형태의 화폐가 있다고 했잖아요. 이 중에서, 가령 법정화폐를 토큰화한 건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부르는데, 전통적으로 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이 있죠. 유럽 내에서 규제 측면에서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요.
폴-아드리앵
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보면, 앞으로 몇 년 동안 크게 바뀔 거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엔 저희가 하는 것 같은 ‘머니마켓펀드 토큰화’도 결국 새로운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주장할 수 있어요.
지금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단순화해서 보면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 규제받지 않는 화폐(unregulated money), 예컨대 USDT 같은 것들.
- 전자화폐(e-money)를 토큰화한, 즉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 유럽의 MAA(전자화폐 관련 법령)라든지 미카(MiCA) 규정 하에서, 예컨대 USDC(서클 발행), EUROC(S-Forge 발행) 등은 e-머니를 토큰화한 형태죠. 미카(MiCA)에 맞춰서 유럽연합에 규제 승인을 받으면, 블록체인 위의 새로운 형태 전자화폐가 되는 거예요. 사실상 페이팔에 있는 1달러, 리아에 있는 1유로와 큰 차이가 없죠.
그런데 그와는 다른, 새롭게 부상하는 형태가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한 스테이블코인이에요. 블랙록(BlackRock)의 비들도 사실 이 범주에 속하죠. 왜 이렇게 하느냐? 이자가 나온다는 점도 있고, e-머니와는 또 다른 리스크 프로파일을 갖는다는 점도 있어요. 이 부분은 원하시면 좀 더 자세히 파고들 수 있어요.
아무튼 이런 식의 ‘새로운 형태의 화폐,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고 있는 거고, 추가로 은행 예금(tokenized bank deposits)이나 중앙은행 화폐(tokenized central bank money)까지 토큰화된다면, 지금 우리가 아는 스테이블코인의 종류가 확 늘어나겠죠. 지금은 그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자
좋아요. 그런데 올해 3월, 블랙록에서 비들이라는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해 출시하면서, 그 당시에 이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 시장 규모가 약 4억 달러(400 million) 정도였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은 18억 달러(1.8 billion) 가까이, 즉 거의 20억 달러까지 늘어났어요. 왜 다른 전통 자산보다도 머니마켓펀드가 이렇게 블록체인 위에서 제일 먼저 두각을 나타내게 됐다고 보세요? 물론 이전에 토큰화된 미 국채(T-Bills)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전통적 금융상품이 곧바로 온체인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이 강하잖아요.
폴-아드리앵
사실 머니마켓펀드는 결국 T-빌(미국 국채 단기물)을 래핑(wrapping)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T-빌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미국에 기반한 머니마켓펀드 대다수는 포트폴리오에 T-빌을 담고 있어요. 물론 은행이 발행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상업어음(commercial paper)도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흔한 건 T-빌이죠.
저희 스파이코(Spiko)의 머니마켓펀드도 사실상 T-빌만 담고 있어요. 100% T-빌로 구성된, 즉 완전한 준비금(fully reserved) 형태예요. 이 점에서는, MAA 아래에서 100% 예금이나 T-빌로 뒷받침되는 전자화폐(e-money token)와 비슷하죠.
왜 이런 식으로 주목받느냐 하면, 첫 번째 이유는 크립토 시장 내의 니즈와도 관련이 있다고 봐요. 크립토 시장에서는 전통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했죠. 이른바 “무위험 이자율(risk-free rate)”을 블록체인 위로 가져오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디파이(DeFi)에서 USDC를 예치하거나 해서 ETH나 BTC 레버리지 수요에 의해 형성되는 이자율이 있긴 했지만, 그건 사실상 “크립토적인 무위험 이자율”일 뿐이죠.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무위험 이자율은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금리, 즉 전통 금융의 금리잖아요. 이걸 블록체인에 가져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T-빌을 래핑한 머니마켓펀드를 토큰화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머니마켓펀드는 사실상 T-빌 포트폴리오를 펀드 형태로 묶어두고, 그 펀드 지분(shares)을 발행하는 거거든요. 저희 경우에도, 여러 T-빌을 모아서 펀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그 펀드 지분을 토큰 형태로 발행합니다.
사회자
그러면 이게, 정말 말 그대로 시작에 불과한 거라고 보시나요? 즉, 앞으로 전통 자산 전체가 이렇게 퍼블릭 블록체인 위로 옮겨갈 거냐, 그것도 디파이(DeFi)에서 돌아가는 모습으로? 어떻게 전망하세요?
폴-아드리앵
저는 “화폐의 토큰화”가 계속 이어지는 과정의 일부라고 봐요. 물론 다른 자산도 토큰화될 거예요. 채권(bonds), 주식(equities), 부동산(real estate) 등등 다 토큰화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제 관점에서는 **“화폐의 토큰화”**가 먼저고, 그동안 우리는 비규제 달러(USDT 같은)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미카(MiCA) 덕분에 합법적인 e-머니 형태의 USDC도 등장했잖아요. 이런 식으로 점점 확산될 텐데, 거기에 머니마켓펀드도 포함돼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이건 전통 금융의 무위험 이자율을 가장 안전하고 간편하게 온체인으로 들여오는 방법이니까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토큰화된 상품이 크립토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웹2 투자자들(“노미”라고 부르죠)에게도 의미가 있어요. 저희 스파이코가 노리는 시장도 사실 웹3/크립토 분야뿐만 아니라, 유럽 일반인과 기업, 그리고 기존 금융시장까지 포괄하거든요.
특히 유럽에서는 머니마켓펀드가 미국만큼 보편적이지가 않아요. 미국에서는 리테일 투자자들도, 기업도, 피델리티(Fidelity)나 다른 브로커리지를 통해 머니마켓펀드를 간편하게 살 수 있잖아요. 메르쿠리(Mercury)나 브렉스(Brex) 같은 핀테크 플랫폼으로도 쉽게 접근 가능하고요. 그런데 유럽은 그게 잘 안 됩니다. 역내에만 1조 유로(1 trillion) 정도의 머니마켓펀드 규모가 있다고 해도, 그 대부분은 대기업이나 연기금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어요.
사회자
맞아요. 미국에는 큰 은행들도 많지만, 자본시장의 역사가 길고 경쟁이 치열하니까 개인·기업도 펀드를 쉽게 사는 편인데, 유럽은 여전히 은행이 꽉 쥐고 있는 형국이잖아요.
그럼 여기서 자연스럽게, Spiko에서 만든 이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는 어떻게 작동하나요? 예컨대, 모든 사람이 이 토큰에 접근할 수 있는 건지, 혹은 “화이트리스트(whitelist)”에 올라야만 거래가 가능한 건지, KYC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기초자산(collateral)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폴-아드리앵
먼저 시장에 나와 있는 여러 토큰화 T-빌 상품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싶어요. 사실 “T-빌을 토큰화했다”는 말이 흔히 나오지만, 정확히는 미국 재무부(U.S. Treasury)만이 T-빌을 발행할 수 있으니, 그들만이 “T-빌 자체를 토큰화”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직 미 재무부가 그걸 하진 않아요. 언젠가 하길 바라긴 하지만, 아직은 아니죠.
그래서 우리가 토큰화하는 건, T-빌을 직접 토큰화한 게 아니라, T-빌을 보유한 무언가(래핑) — 예를 들어 펀드나 SPV라는 틀을 통해 간접적으로 노출(exposure)을 제공하는 거예요. SPV(특수목적법인) 구조를 택하면 규제를 덜 받고 빠르게 시작할 수 있죠. 하지만 투자자가 SPV의 채권자 지위가 되는지, 펀드 지분을 갖는 건지에 따라 리스크 프로파일이 달라집니다.
이제 두 번째 유형은 **“펀드”**인데, 펀드도 크게 두 가지예요.
- 사모펀드(private fund): 예컨대 블랙록이 B-eel(BLIL)을 BVI(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구조로 발행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을 안 한 사모펀드 형태로 제한된 투자자만 받는 식이죠. 그래서 최소 투자가 500만 달러부터인 이유가, 미국법상 “공모”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 공모펀드(public fund): 저희 스파이코가 택한 길인데, 프랑스 규제당국에 정식 등록해서 “공개적으로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펀드”로 승인을 받은 거예요. 등록하려면 서류도 복잡하고 6개월씩 걸렸지만, 한 번 승인받고 나면 개인 투자자부터 기관까지 폭넓게 받을 수 있고, 최소 투자금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어요. 저희는 현재 1,000유로(혹은 달러)로 설정했는데, 이건 KYC 비용 때문에 그렇고, 원한다면 더 낮출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블랙록의 사모펀드와 달리, “공모펀드” 형태로 토큰을 발행했다는 점이 큰 차이예요. 그리고 저희 펀드 관련 모든 세부사항이 온라인으로 공개되어 있어서, 투자자들이 더 투명하게 정보를 얻을 수도 있죠. 아마 블랙록도 언젠가는 SEC에 등록해서 공모펀드를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한편, 프랑스 법은 블록체인 관련해서 꽤 명확하고 진보적이라고 생각해요. “오르도낭스 블록체인(Ordinance on blockchain)”이라고, 증권을 블록체인 위에서 네이티브로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근거가 있어요. 저희 머니마켓펀드의 지분도, 실제로 블록체인에 발행된 토큰이 진짜 법적 의미의 “주식”으로 인정되죠. 미국은 아직 그런 법적 명확성이 부족해서, BVI라든지 케이먼 제도 등에서 사모 형태로 우회 발행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여요. 저희는 프랑스에 기반을 두면서도, 유럽연합(UE) 전체의 패스포팅(배포 허가)을 받을 수 있으니 꽤나 유니크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블록체인 관련 프랑스 법령이 7년 전부터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스파이코가 거의 첫 사례처럼 보이는 걸까요? 아무도 안 한 건지, 못 한 건지 궁금하네요.
폴-아드리앵
저도 안타깝긴 해요. 프랑스나 유럽이 법적으로나 규제적으로 꽤 열려 있음에도, 실제로 이걸 시도하는 플레이어가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냥 아무도 안 했던 거예요. 우리가 쓰는 기술도 기존 블록체인(이더리움, 폴리곤 등)이고, 몇 년 전부터 충분히 사용 가능했던 것들이죠.
미국 보면, 블랙록, 피델리티(Fidelity),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들이 일찌감치 실험에 뛰어드는 걸 보잖아요. 규제도 만만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혁신을 밀고 나가는 모습인데, 유럽은 그런 도전정신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사회자
알겠습니다. 앞서 “토큰화하면 전통 금융 생태계의 일부 플레이어를 우회(bypass)할 수 있다”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구조인지 궁금해요. 예를 들어, 예탁·수탁(Custody)은 어디서 맡고, 기존 금융기관 중 어떤 부분이 생략되는지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폴-아드리앵
일단 펀드 자산 측면과 펀드 지분(부채) 측면을 나누어서 보면 이해가 쉬워요.
- 펀드 자산(=T-빌)
- 여기서는 완전히 전통적인 방식을 씁니다. 저희는 예탁은행(Depository Bank)을 두고, 그 은행이 T-빌을 보관·관리해요. 동시에 펀드가 적절히 운영되는지(Prospectus 승인 범위 내에서) 관리·감독하는 역할도 해주죠.
- T-빌 자체가 아직 토큰화되지 않았으니까, 발행·거래는 전통적인 증권 시스템(유로클리어, DTCC 등)을 거치고, 저희 예탁은행이 그 절차를 맡아요.
- 저희 예탁은행은 **카시스(CACEIS)**인데, 이건 크레디 아그리콜(Crédit Agricole)과 산탄데르(Santander)가 합작한 자산서비스 계열사예요. 유럽에서 가장 큰 수탁은행 중 하나죠.
- 펀드 지분(=Shares, 즉 투자자들이 갖는 토큰)
- 이 부분이 새롭습니다. 저희는 블록체인(이더리움, 폴리곤 PoS)에 직접 펀드 지분을 토큰 형태로 발행해요. 그래서 전통적인 증권계좌에 등재되는 게 아니라, 블록체인 상의 지분이 법적 소유권을 의미하죠.
- 즉,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에 “누가 몇 주를 갖고 있다”고 적는 대신, **토큰(스마트 컨트랙트)과 개인 지갑(월렛)**으로 소유 관계가 기록되는 거예요.
- 다만, 여전히 이 펀드는 “기명식(registered form)” 구조예요. 이게 베어러(bearer) 형태랑 다르다는 점이 중요한데, 베어러 형태는 가령 지폐나 구식 채권처럼, 손에 쥔 사람이 곧 소유자죠. 하지만 기명식은 저희가 “공식적으로 누구를 소유자로 등재했는지”가 기록에 남아요. 따라서 보안 측면에서 더 안정적이고, 만약 월렛이 해킹되거나 해도 법적 소유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대부분 베어러 형태여서, 개인이 프라이빗 키를 잃어버리면 영영 복구가 안 된다든지, 보관 리스크를 줄이려면 서드파티 커스터디를 또 써야 한다든지 문제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처럼 “기명식 토큰화 증권” 구조면, 조금 더 제도권의 관점에서 안전하다고 볼 수 있죠.
사회자
여러 번 “장차 이 형태의 화폐(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로 결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셨는데, 스파이코가 직접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될 생각인가요? 궁극적으로 어떤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폴-아드리앵
프랭클린 템플턴도 “머니마켓펀드를 결제 수단으로 쓰이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죠. 다만, 현행 규제는 e-머니(결제)와 머니마켓펀드(저축·투자) 사이에 명확한 구분을 두고 있어요. 사실 저는 모든 돈이 이자를 주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예금이든 결제용 돈이든, 굳이 아무런 이자 없이 은행이나 결제업체들만 이익을 보게 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고, 모든 화폐가 그 금리를 골고루 제공하면 좋겠다.”**는 이상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 스파이코는 “결제로도 쓸 수 있는 이자 지급 화폐”라는 방향을 지향해요. 물론 거기까지 가려면 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겠죠. e-머니를 하는 업체들도 거꾸로 “이자를 붙이고 싶다”고 할 테고요.
결국 여러 형태의 화폐가 공존하게 될 거예요. 서로 다른 리스크 프로파일과 전송 방식이 있으니까,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고요. 하지만 결국에는 머니마켓펀드 지분도 결제·송금 등에 쓰이게끔 만들고 싶다는 게 우리 비전입니다. 24시간 전송성에다가, 자동 정산(on-chain finality)까지 되니까, 기존 머니마켓펀드 업계에서는 엄청나게 새로운 일이 될 거예요.
사회자
그렇다면 정말로, 가령 내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살 때 머니마켓펀드 토큰으로 결제하고, 그 즉시 환매(redemption) 되면서 금액이 결제되는 식일 수 있다는 거네요?
폴-아드리앵
맞습니다. 지금 크립토 카드 중에도 사용 시점에 스테이블코인을 자동으로 법정화폐로 바꿔서 결제하는 형태가 있잖아요. 그거랑 유사해요. 단, 카드사(Visa 등) 최종 정산 시간 등은 고려해야 하지만, 충분히 호환 가능해요.
즉, **“이자 주는 돈을 그냥 보유만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다.”**라는 시나리오가 가능하죠. 그럼 소비자는 돈을 ‘놀리지’ 않게 되고, 시장 유동성 측면에서도 효율적입니다.
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럼 다시 현재 진행형 이야기를 해볼게요.
지금 스파이코 펀드가 유로 버전, 달러 버전 두 가지가 있고, 합쳐서 운용자산(TVL)이 1억 달러(100 million)를 돌파했다고 하셨는데, 투자자 분포가 어떻게 되나요? 개인 투자자가 많나요, 기업 쪽이 많나요?
폴-아드리앵
온체인 정보를 보면 매일 어느 정도 구독(가입)과 환매(탈퇴)가 일어나는지는 확인 가능해요. 지분 보유자 수가 늘었는지도 볼 수 있고요. 이건 전통 머니마켓펀드와 비교했을 때 더 투명한 부분이에요. 반면에, 각 계정이 “누구 것인지”까지는 공개되지 않으니 프라이버시는 지켜집니다.
- 일단 개인 vs. 법인 비중은, 계좌 수 기준으로는 거의 50 대 50 정도예요.
- 다만 규모로 보면, 아무래도 기업(법인) 쪽 잔고가 크죠.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예치금이 상당하거든요.
저희는 일단 중소기업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어요. 가령 개인 홀딩스(perso holdings), 스타트업, 부동산 회사(SE, SCI) 등 다종다양합니다. 소액이라도 여럿이 모이면 1억 달러가 되는 거죠. 앞으로는 더 큰 규모의 기업, 그리고 기관투자자 쪽으로도 확장하고 싶어요.
크립토 영역만 봐도, VC나 해지펀드, 마켓메이커들이 운용하는 현금(collateral)이 꽤 크잖아요. 이들은 USDT나 USDC 등을 현금성 자산으로 굴리는데, 저희 머니마켓펀드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봐요. 특히 담보(collateral)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죠.
사회자
맞아요. 최근에 블룸버그 기사 보니까, 블랙록이 비들(BEEL)을 FTX처럼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에 담보로 쓸 수 있게끔 논의 중이라고 해요. 스파이코도 비슷한 계획이 있나요? 예컨대, 특정 거래소나 브로커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스파이코 펀드를 담보로 받아주는 식으로요.
폴-아드리앵
네, 저희도 비슷한 접근을 하려고 해요. 사실 이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인데, 담보를 쓰려면 담보를 받아줄 거래소나 중개(프라임 브로커)도 필요하고, 또 그 담보를 실제로 활용할 트레이더(마켓메이커)도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양쪽을 다 만나는 중이에요. 지금 당장은 예치·저축 수요가 크지만, 곧 담보 수요도 늘 거라고 봅니다.
사회자
그 외에 앞으로 어떤 용도(유스케이스)를 기대하시나요? 담보, 예치, 결제… 또 있을까요?
폴-아드리앵
결제나 송금 같은 것도 흥미로워요. 방금 말씀드린 예시처럼 소매 결제부터, 기업 간 이체까지 다양하게 실험해볼 만하죠.
- 예를 들어, “내 머니마켓펀드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 급여를 지급한다” 같은 시나리오도 가능하고,
- “결제 시점에 자동으로 일부 환매가 일어나서 법정화폐로 정산”하는 카드 솔루션도 만들어볼 수 있어요.
사회자
그렇군요. 그런데 현재 유로 버전뿐 아니라 달러 버전을 출시하신 이유가 뭔가요? 애초에 유럽 기업·개인들이 유로를 쓰니 당연하긴 한데, 처음엔 달러 펀드만 고려하셨다고요?
폴-아드리앵
네, 사실 맨 처음엔 달러 펀드만 만들고자 했어요. 왜냐하면 크립토 업계가 대부분 달러를 기준으로 움직이니까요. 그래서 “USDC·USDT 대신 달러 머니마켓펀드를 제시하자” 이런 구상이었죠.
그런데 진행하다 보니, 유럽의 전통 개인·기업 고객도 함께 공략하고 싶어서 유로 펀드를 추가하게 됐어요. 지금은 오히려 유로 펀드 쪽이 예치금이 더 많아요. 그래도 달러 펀드가 앞으로는 더 커질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유로로 납입한 뒤 달러 펀드를 사겠다”는 수요가 많거든요. 유럽에서도 달러 예금 계좌를 갖기 쉽지 않아 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저희가 자체적으로 유로→달러 환전을 지원하기 시작하면, 달러 펀드 쪽도 성장하리라 봅니다.
사회자
맞아요. 스테이블코인 업계도 “왜 다들 달러 스테이블코인만 만들지, 유로 스테이블코인은 없나” 이런 얘기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 스파이코의 유로·달러 선택은 의미가 있어 보이네요.
그럼 스파이코의 **수익모델(Business Model)**은 뭔가요? 어떻게 돈을 버세요?
폴-아드리앵
아주 간단해요. **자산운용 보수(Management Fee)**를 받습니다. 저희가 운용하는 머니마켓펀드에서 매일 발생하는 이자의 일부를 저희가 가져가는 구조예요.
- 유로 펀드는 연 0.1%(10bp) 정도,
- 달러 펀드는 연 0.4%(40bp) 정도를 받고 있어요.
그 외에 계좌 개설이나 유치에 대해서는 별도 수수료가 없어요. 저희 목표는 “계좌 개설(Creation)과 유지(Maintenance)에 드는 모든 비용을 0원으로 맞추자”입니다. 예치된 금액(볼륨)이 커질수록 저희가 받는 운용 보수가 많아지니까요.
사회자
혹시 금리인하에 대한 우려는 없나요? 유럽도 언젠가 금리가 내려가면, 결국 펀드 이자도 줄어들 텐데요.
폴-아드리앵
물론 금리가 영원히 지금 수준에 머물진 않을 겁니다. 과거 유럽 금리가 심지어 음수였던 적도 있었죠. 그런데도 머니마켓펀드는 사라지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은행이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매겼던 시절도 있었고, 기업들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더 효율적인 금리를 찾아 움직이거든요.
저희는 시장 상황에 맞춰서 만기가 긴 채권(듀레이션)을 다루거나, 조금 신용위험을 감수하는 상품도 추가할 수 있어요. 그건 나중 문제고, 일단은 T-빌 기반으로 충분히 시장에 자리가 있다고 봅니다.
사회자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폴-아드리앵 님은 전통 금융사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실 텐데, 현재 전통 기업·금융기관들은 블록체인, 특히 디파이(DeFi) 개념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나요? adoption(도입)이 어느 단계라고 보세요?
폴-아드리앵
아직은 매우 초기라고 생각해요. 방금 말씀하신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 시장 전체가 겨우 20억 달러니까요. 전 세계 머니마켓펀드 규모는 달러 기준으로 67조 달러(6-7 trillion)이고, 유럽도 1조 유로(1 trillion)를 넘습니다. 비교가 안 되죠.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1,5002,000억 달러(150-200 billion) 사이라 해도, 페이팔이나 벤모 같은 비토큰화 결제액에 견주면 여전히 작아요.
그리고 디파이 쪽을 보면, 여전히 크립토 내부에서만 맴도는(use case가 크립토 레버리지에 국한된) 모습이 강해요. 비트코인, 이더 담보로 대출받고, 그걸 또 크립토에 투자하고… 이런 구조가 주류죠. 전통적인 큰 손들이 아직 대거 들어오진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핀테크적 접근과 함께라면, 이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대중 입장에서 편리한 UI/UX가 갖춰지면, “이자율도 더 높고, 24시간 송금도 되고, 투명하기까지 한 블록체인 자산”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기술은 이미 충분히 발전했으니, 이제 누가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회자
그럼 정말로,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이 궁극적으로 승리할까? 아니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더 우세할까? 그리고 우리가 지금 아는 디파이(DeFi)가 전통 금융을 대체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시나요?
폴-아드리앵
개인적으로 저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철학을 좋아하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그냥 또 다른 중앙화 DB라고 봐서 별로 안 끌려요. 기존 자본시장의 포스트 트레이드(post-trade) 부분이 너무 복잡하고, 중간중간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가 난무해서 비효율적인 문제를, “하나의 공용 네트워크”가 해결할 수 있길 바라는 거죠.
그렇다고 당장 퍼블릭 블록체인이 다 먹을지 확신하긴 어려워요. 기득권(전통 금융기관)들이 워낙 강력하니까. 그리고 디파이 자체도 진화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지금 디파이의 대부분 토큰은 베어러(bearer) 형태잖아요. 그건 전통 기업과 제도권 입장에서 리스크로 간주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희처럼 기명식(registered) 자산을 디파이에서 다룰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도, 기술도 발전해야 할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디파이에서 이렇게 기명식 자산을 다루는 사례가 많지 않아요.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도 거의 없고. 저희 같은 프로젝트가 “이런 길도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좀 더 ‘전통 금융에서 디파이를 접목하는’ 흐름이 생기지 않을까 해요.
사회자
좋습니다. 오늘 이렇게 빅 토크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청취자분들께 다시 말씀드리면, 이번 주 The Big Well은 “머니마켓펀드 토큰화”라는 트렌드를 집중 조명하고 있어요. 이게 결국 전통 자산 전반의 토큰화로 이어지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보거든요. 저희도 앞으로 계속 지켜볼 테니, 폴-아드리앵 님도 로드맵 잘 추진하시길 바라고요.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함께해주셔서 좋았고요. 마무리 인사 부탁드릴게요.
폴-아드리앵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초대해주셔서 즐거웠습니다.
사회자
좋습니다. 모두 안녕히 계세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Bye-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