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안녕하세요, 모두. The Big Whale이 제작하는 이 팟캐스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희는 크립토 업계와 전통 세계의 간극을 좁히고, 여전히 ‘신뢰가 부족한(trustless)’ 세상에 신뢰를 쌓아올리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미디어예요. 그리고 이 간극을 좁히는 데 있어 요즘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가 바로 **DeFi(탈중앙화 금융)에서의 대출과 차입(lending and borrowing)**입니다.
이번 주에는 The Big Whale이 이 주제에 집중해 특별 취재를 진행 중인데요, 이와 관련해 오늘은 폴(Paul Frambot) 님을 모셨습니다. 폴 님은 Morpho Labs의 CEO이고, Morpho 프로토콜을 출시하셨죠. 예전에는 “Morpho Blue”가 맞나요, 그 이름으로도 불렸던 것 같은데요. 어쨌든 폴, 먼저 인사 부탁드릴게요. 잘 지내시나요?
폴 프람보 (Morpho Labs CEO)
네, 좋습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자
좋아요.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게요. 먼저 “왜 블록체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대출과 차입이 전통 금융보다 효율적일까?”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습니다. 전통 금융의 대출·차입과 무엇이 다른가요?
폴
음, 일단 대출과 차입이란 건 본질적으로 두 부류의 사용자를 이어주는 거예요. 자금을 여유 있게 보유하고 있고 그걸 통해 이자를 벌고 싶은 사람들과, 반대로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죠. 이 둘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매칭해주는 알고리즘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전 세계 모든 자금의 흐름을 한 군데로 모으려면, 즉 모든 참여자(규제나 소속 국가와 무관하게)를 한 플랫폼 안에 모으려면, 매우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인프라가 필요해요. 그걸 퍼블릭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있는 거죠. 모든 참여자가 단일 인프라 위에서 만나면, 유동성과 효율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또 하나는 접근성이에요. 블록체인 위에서 대출·차입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배포하는 건 상대적으로 간단하거든요. 전통 금융권 밖에서 대출·차입 사업을 해보려고 하면 인프라 구축 자체가 엄청나게 어렵잖아요.
마지막으로 탄탄함(견고성), 즉 내구성과 보안을 들 수 있어요. 지난 3~4년간 DeFi에서 여러 해킹 사례가 있었지만, 이론적으로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오픈소스로 코드를 검증하고, 수많은 감사를 거칠 수 있으니, 장기적으로는 전통 금융이 갖기 힘든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죠.
사회자
좋아요. 그렇다면 Morpho Blue, 혹은 지금의 Morpho 프로토콜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조금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원래는 이율을 최적화해주는 형태로 시작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제는 또 독립적인 프로토콜이 되신 것 같고요.
폴
네, 저희가 처음부터 원했던 건 사실 **‘대출·차입 분야를 개선하자’**였어요. 그런데 어떻게 시장에 진입할지 고민하다 보니, 그 시점에는 Aave 같은 프로토콜이 상당히 크게 자리 잡고 있었어요. 특히 Aave에는 “대출 이자율과 차입 이자율 간의 격차”가 큰 편이었는데, 거기를 좀 더 효율적으로 최적화하는 프로토콜을 만들 수 있겠다고 본 거죠.
그래서 Aave 위에서 구동되는 “이율 최적화(aggregator)” 형태의 Morpho 버전을 2022년에 출시했고, DeFi 시장이 침체되어 있던 시기에도 꽤 빠른 속도로 성장해서 20억 달러 이상 예치가 이루어졌습니다. 어느 순간 보니 Morpho 자체가 큰 프로토콜이 되어버려서 Aave와 맞먹는 수준까지 갔달까요. 그러다 보니 **“Aave라는 한계 안에서 우리가 더 성장하기는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완전히 독립된 대출·차입 프로토콜을 만들어야겠다”라고 결심했고, 그게 지금 저희가 “Morpho Blue”라고 부르는 새로운 버전입니다. 일종의 “진짜 Morpho 1.0” 같은 느낌이죠. 그리고 이 버전이 벌써 약 20억 달러 정도의 예치 자금을 모았어요.
사회자
그렇다면, DeFi 대출·차입 프로토콜의 흐름을 간단히 보자면, Compound → Aave → 이제 Morpho 순인 느낌이네요. Aave와 Morpho의 가장 큰 차이를, 예시를 통해 짧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 구독자분들 중에는 여전히 “뭐가 다른 거지?” 하시는 분들도 있어서요.
폴
음, Aave를 비유하자면 “은행”이죠. 이 은행(Aave)은 고객의 예금을 받고, 프로토콜 차원에서 위험 관리를 해서 대출을 해주고… 온갖 파라미터(리스크 매개변수)도 은행(Aave) 쪽에서 자체적으로 오프체인에서 조정하고, 코드도 업그레이드하고, 그렇게 토큰 홀더들과 일부 서드파티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거예요.
반면에 Morpho는 “은행을 만드는 인프라”라고 할 수 있어요. Morpho 자체가 은행이 아니라, 누구든지 이 인프라를 활용해 자신만의 “Aave 같은 은행”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코드도 오픈되어 있고, 거버넌스나 리스크 관리도 원하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고요.
그래서 Morpho는 Aave처럼 단일 상품이 하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는 “Aave 3.0 같은 모델”을 만들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Compound V3 모델”을 만들 수도 있어요. 그만큼 모든 게 유연합니다.
한마디로 Morpho는 Uniswap이랑 더 비슷해요. Uniswap도 하나의 중앙 풀만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유동성 풀을 만들 수 있잖아요. 똑같이, Morpho도 누구든 “Vault”를 만들어서 리스크 관리나 규제 준수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할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Morpho 생태계 안에 다양한 Vault들이 있을 텐데, 그중 본인에게 맞는 리스크·규제·자산 조합을 골라서 예치하거나 차입하면 됩니다. Aave에 비해 훨씬 선택지가 많다고 보시면 돼요.
사회자
정말 “인프라” 느낌이네요. Aave처럼 일괄적인 리스크 파라미터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각자가 자기 Vault를 운영하고, 어떤 식으로 위험 관리할지도 직접 결정할 수 있고… 그렇다면 Morpho Blue라는 인프라의 구조를 조금 더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폴
네, 저희 Morpho Blue에는 크게 **“Market”**과 **“Vault”**라는 두 가지 핵심 개념이 있어요.
- Market:
- Uniswap으로 치면 “토큰 페어” 같은 겁니다. 예컨대 “WBTC를 예치하고 USDC를 빌리는” 식으로, 특정 담보와 특정 대출 자산, 그리고 그에 필요한 오라클(가격), 청산 한도 등을 설정해둔 하나의 마켓이에요.
- 이런 마켓이 수백 개 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ETH-DAI” 마켓, “ETH-USDC” 마켓, “SHIB-USDC” 마켓… 심지어 스캠 토큰이랑 묶여 있는 마켓도 만들 수 있죠. 완전히 퍼미션리스(허가 없는)니까요.
- 다만,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수많은 마켓을 직접 고르기 쉽지 않아요.
- Vault:
- 그래서 이 수백 개의 마켓을 다시 “묶어서” 위험 관리를 대신 해주는 Vault가 등장합니다.
- 어떤 기업이나 팀(예: Gauntlet, Steakhouse, Maker DAO 등)이라면, 자기만의 Vault를 만들어서 “우리 Vault는 이런 자산만 취급한다. 이건 리스크 파라미터는 이렇게 설정하겠다.” 하고 운영할 수 있죠.
- 사용자는 “Morpho Markets”를 직접 고르는 대신, Vault를 고르고 그 Vault에 예치(혹은 차입)하면 됩니다. 그러면 Vault가 내부적으로 Market들을 알아서 관리하니까, 사용자 입장에서는 Aave처럼 간편해지는 거예요.
결국 Morpho Market은 순수한 대출·차입의 기본 블록이고, 그걸 Vault라는 레이어가 다시 종합해 예치·대출 상품화해주는 구조예요.
사회자
그렇다면, 이것이 전통 금융기관들에게도 꽤 매력적으로 보이는데요. 예를 들어 제가 어떤 은행이라면, 제 Vault를 만들고, 제가 원하는 자산만 취급하고, 저만의 고객에게만 열어줄 수도 있겠죠? Aave나 Compound처럼 기본 파라미터를 누가 대신 정해주는 게 아니라, 제가 다 정할 수 있고요.
폴
맞습니다. 한마디로 **“Aave는 내가 직접 운영하는 은행”**이고, **“Morpho는 은행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예요. 그래서 은행(Vault)의 소유권과 리스크 관리는 전적으로 그 Vault 운영자에게 달려있죠.
Aave나 다른 프로토콜들은 모든 걸 중앙에서(?) 관리해요. 예를 들어 Aave 팀이나 커뮤니티가 “이런 파라미터로 업그레이드하겠다” 결정하면 그게 적용돼 버리니까, 그 위에서 서비스 만들던 사람들은 대응이 힘들죠. 가령 “Aave가 어제 갑자기 코드를 업데이트했는데, 우리는 이제 1주일 만에 바꿔야 하나?” 이런 식이 돼요.
반면 Morpho는 팀이 없어도 계속 굴러갑니다. 코드가 불변성이 있고, 누구도 멋대로 바꿀 수 없으니까요. Vault 운영자가 알아서 자기가 만든 Vault의 규칙을 설정해두면, 어느 날 갑자기 우리가 “이 파라미터를 바꿀게요”라고 간섭할 수 없어요. 완전히 탈중앙화된 인프라죠.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그게 훨씬 편해요. 자기가 원하는 KYC, 자기가 원하는 리스크 모델, 자기가 원하는 담보 자산을 골라서, Morpho 인프라를 이용해 은행을 만들면 되니까요.
사회자
그렇다면 리스크가 “Vault” 단위로 분산되는 거네요. 그럼 “유동성 분산(liquidity fragmentation)” 문제는 없나요? Market 단위, Vault 단위로 나뉘면, 예치 자금이 산산조각 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폴
이론적으로 Market은 서로 독립되어 있어서, 자금이 분산될 수 있어요. 그런데 Vault가 다시 그것들을 재집계(re-aggregate)해주죠. Vault 자체가 여러 마켓을 함께 묶어 쓸 수 있으니까, 사실상 단일 풀처럼 효과를 내요.
예를 들어 “Gauntlet Vault”가 10개 Market을 묶어서 운영한다면, 그 10개 Market이 사실상 하나의 큰 풀처럼 작동하고, 예치·차입자들은 그 Vault 하나만 보면 되니까요. 그리고 똑같은 Market을 다른 Vault도 쓸 수 있어요. 그래서 만약 두 Vault가 똑같이 “USDC-ETH” Market을 활용한다면, 그 Market의 유동성을 서로 공유하게 됩니다.
결국 “분산되어 보이는” Market들이 실제로는 Vault 레이어에서 다시 묶이고, 또 Vault 간에 공통되는 Market은 공유 유동성을 쓰니까, 유동성이 그렇게 산산조각 나지는 않아요.
사회자
Aave도 최근엔 “isolated market” 같은 걸 여럿 만들어서 새 자산을 추가하곤 하잖아요. Morpho와 비슷한 접근을 시도하려는 게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보세요?
폴
맞아요. Aave도 예전엔 “단일 풀”만 고집했는데, Morpho가 뜨면서 경쟁 구도가 생기자, 이제는 여러 인스턴스를 만들기 시작했죠. 근데 문제는 Aave 인스턴스들이 서로 완전히 독립적이라, 유동성을 공유하지 못해요.
반면 Morpho에서는, 서로 다른 운영자가 만든 Vault라 해도, 겹치는 Market이 있으면 거기서 유동성을 공유하거든요. 예를 들어 “Gauntlet Vault”랑 “Steakhouse Vault”가 둘 다 WETH-USDC Market을 쓴다면, 그 Market에 예치된 자금이 양쪽 Vault 모두에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이죠. Aave는 그게 전혀 안 됩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그럼 현재 Morpho는 어떤 파트너나 기관들과 협력 중인가요? 특히 전통 금융권, 핀테크, 거래소 같은 곳과 얘기가 많이 오갈 것 같은데요.
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 “핀테크나 중앙화 거래소(CEX)가 자기 금융 인프라를 온체인화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요. 그들이 이미 온보딩한 대규모 사용자 계정, 월렛 인프라, 페이마스터, L2 통합 등이 모두 갖춰지면, DeFi 프로토콜을 직접 사용하기 쉬워지거든요.
핀테크는 유통(distribution)에 강하지만, 전통 금융상품을 직접 제조(manufacturing)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DeFi 위에 자기만의 대출·차입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내부에 자체 금융 인프라를 보유”**하게 되죠.
이건 Morpho가 특히 매력적인 부분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Morpho는 ‘누군가가 임의로 소유·업데이트할 수 없는 진짜 탈중앙 인프라’**이기 때문에, 핀테크가 여기 올라오면 코드나 리스크 관리를 자기 의지대로 디자인할 수 있으니까요.
사회자
또 하나 궁금한 점. Morpho에서는 내가 예치한 담보가 재활용(re-hypothecation)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즉, 담보로 맡긴 자산이 추가로 대출되어 이자를 벌어들이는 구조가 기본은 아니라던데, Aave는 기본적으로 내가 맡긴 담보도 프로토콜 내에서 재활용되잖아요. “언제 그걸 구현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폴
사실 Morpho 구조상 충분히 구현 가능합니다. Aave처럼 담보 자산을 재활용해 이자를 주는 Vault를 만들 수도 있어요. 다만, 담보를 재활용한다는 건 추가적인 리스크를 수반해요. 유동성이 너무 잠겨버려서 청산이 어려워질 수도 있고, 특정 자산에서 문제가 생기면 프로토콜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고요.
Morpho의 철학은 **“우리가 통제하지 않는다. Vault 운영자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결정한다.”**예요. 만약 누군가 “이 담보는 재활용해서 추가 이자를 줄래”라고 설계하고 싶다면, 그 Vault 안에서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Vault가 굳이 담보 재활용(=re-hypothecation)을 택하지 않고 있어요. 왜냐하면 그게 사실상 리스크가 꽤 크고, 실제로 이익도 크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럼 Morpho 자체는 현재 **“수수료를 거의 안 받는다”**고 들었는데, 장기적으로 어떻게 자금(수익)을 확보할 계획이신가요? 코드를 오픈소스화하면 포크해서 수수료를 제거해버릴 수도 있을 텐데요.
폴
맞아요. 현재 Morpho는 수수료(Fees)를 전혀 떼지 않고 있고, 대신에 “Vault 운영자”들은 꽤 괜찮은 수익을 내고 있죠. 대략 9개월 동안 2,300만 달러 정도를 벌어갔을 거예요.
수수료 부과 자체는 프로토콜에 “Fee Switch”라는 기능이 있고, 이걸 켜면 차입자가 내는 이자 중 일부가 Morpho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엔 딜레마가 있어요. 만약 Morpho가 수수료를 받기 시작하면, 그 순간 프로토콜 라이선스가 완전 오픈소스가 되어버려요(현재는 일정 부분 보호 라이선스). 그렇게 되면 “누군가가 Morpho를 그대로 포크해서 수수료를 0으로 만든” 버전을 만들어버릴 수도 있는 거죠.
그럼에도 사람들이 Morpho 원본을 계속 쓰는 이유는 “코드 자체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상태(state), 즉 이미 모여 있는 유동성과 사용자들” 때문이에요. 코드야 복제가 가능하지만, “프로토콜 안에 자리 잡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예치금, 그리고 그에 맞춰 돌아가는 생태계”는 복제가 안 되니까요.
하지만 저희가 지금은 수수료를 안 받는 이유가 두 가지 있어요.
- 아직 성장 여력이 크다고 봐서. 수수료를 부과하면, 초기 성장 속도가 떨어질 수 있잖아요.
- 규제(레귤레이션) 문제를 신중히 보고 있어요. DeFi 프로토콜이 수수료를 가져가는 게 어떤 규제적 의미가 있는지 명확치 않고, 저희는 이걸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에요.
사회자
알겠습니다. 최근에는 바이낸스(Binance)의 Web3 Wallet과 협업 소식이 들렸는데, 중앙화 거래소와의 파트너십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단순히 Morpho 이용자 유입만이 아니라, 향후 바이낸스가 자사 대출·차입 인프라를 Morpho로 대체한다든지 하는 가능성도 있을까요?
폴
네, 기본적으로 바이낸스 쪽도 자사 플랫폼에서 “Earn”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완전히 중앙화로 운영되다 보니 스케일업이 어렵고, 위험 관리도 내부에서 전부 해야 하니 번거롭죠.
그런데 Web3 Wallet 쪽으로 넘어오면, DeFi 프로토콜을 통해 같은 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어요. 즉, 바이낸스 사용자가 Web3 Wallet을 통해 Morpho Vault 같은 걸 직접 이용하게 만들면, 바이낸스는 인프라 부담을 덜고 사용자에게도 수익 기회를 주는 식이죠.
아마 향후에는 다른 거래소나 핀테크도 이런 식으로 많이 움직일 거예요. Morpho 입장에서도 대규모 이용자를 가진 중앙화 플랫폼이 들어와서 프로토콜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우리도 도움이 되고요.
사회자
맞네요. 그러면 Morpho가 최근에 Base(코인베이스의 L2) 위에만 배포된 것은, 코인베이스 생태계 쪽 사용자를 노린 선택이었다고 보면 될까요?
폴
일단 저희 Morpho 팀의 철학이 “집중과 선택”이에요. 초창기엔 그냥 이더리움 메인넷에 집중했죠. 그런데 갈수록 L2들이 발전하고, 특히 수수료 문제나 초심자 접근성 측면에서 L2가 훨씬 매력적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Base 같은 경우, 당시에 꼭 “코인베이스 사용자 흡수”만을 노리고 간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대규모 핀테크나 거래소가 온체인 솔루션을 구축할 때, L2가 필수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Base를 택한 거고, 어쩌다 보니 지금은 Base가 가장 큰 L2가 되었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앞으로도 다른 L2로 확장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한 번에 여러 체인에 중구난방으로 배포하기보다, “한 곳에 집중해서 제대로 성장시키는” 전략을 선호합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이제 토큰 이야기를 해볼까요? Morpho가 토큰을 발행했거나, 곧 발행할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Morpho 인프라는 이미 “누군가가 바꿀 수 없는 구조”라면서 토큰 홀더의 역할이 뭘까 궁금해집니다.
폴
네, 이 토큰 관련해서 “최종적인 결정”은 사실 Morpho 커뮤니티(DAO)가 해요. 저희 팀도 모든 걸 통제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언제 어떻게 상장될지, 유동성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토큰이란 게 굳이 **“무슨 특별한 유틸리티(Utility)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동안 암호화폐 업계가, 규제에 대한 우회로로 “이건 증권(Security)이 아니라, 유틸리티 토큰이야!”라고 주장하려고 갖다 붙인 개념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솔직히, 이더(ETH)나 USDC 같은 이미 잘 확립된 토큰이 있는데, 굳이 새로운 토큰이 별도의 기능을 수행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제 입장에서는 토큰은 **“네트워크의 지분(ownership)을 표시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이 프로토콜이 만들어내는 가치(=대출·차입으로 생기는 네트워크 효과)를 사용자, 투자자, 기여자들이 공유하는 거죠. 그 가치를 재투자하거나, 거버넌스 의사결정(예: 프로토콜 수수료율) 등에 활용하기 위한 장치일 뿐입니다.
그래서 Morpho 토큰도 궁극적으로 거버넌스에 초점이 맞춰질 거예요. 예를 들면 “Fee Switch를 켤지 말지, 켠다면 몇 퍼센트를 가져갈지, 그 수익을 누구에게 배분할지” 등을 결정하는 권한이 토큰 홀더에게 있을 수 있죠.
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럼 실제 전송 가능해지고, 거래소에 상장될 시점은 아직 미정이라는 거네요.
폴
네, 정확히 그래요. 커뮤니티가 포럼에서 토론 중이고, 저희 팀은 오히려 이런 토큰 이슈에는 간섭을 최소화하려고 해요. 진정한 탈중앙화를 이루려면, 이런 부분도 커뮤니티가 결정하는 게 맞다고 보거든요.
사회자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얼마 전 Morpho 앱 안에 “Conservative 모드”라는 게 잠깐 있었다가 사라졌다고 들었어요. 그건 어떤 기능이었고, 왜 없어졌나요?
폴
맞아요. 사실 3일 정도 시범 운영했던 기능인데, 사용자들에게 “이건 보수적 성향의 Vault”라는 걸 표시해주려고 했던 거예요. Morpho 안에는 워낙 많은 Vault가 있으니까, 초보 사용자들이 “나는 안전한 옵션만 보고 싶다”고 할 때 바로 보여주고자 한 거죠.
그런데 정작 해보니, 사용자가 그걸 헷갈려 하기도 하고, 저희가 가진 “인프라 중립성” 원칙과도 잘 맞지 않는다는 피드백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빠르게 제거했어요.
물론, 저희가 지금 앱 전면 개편을 준비 중인데, 그 과정에서 UX가 훨씬 나아질 거예요. 아마 DeFi 쪽에서 최고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선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나 원클릭 거래 같은 걸 대폭 도입할 예정이에요. 초보자용 단순 모드와 고급 사용자를 위한 세부 모드 둘 다 지원하게 될 거고요.
사회자
오, 기대되네요. 사실 지금 Morpho 쓰려면 선택지가 좀 많고, 초보자 입장에선 어리둥절할 수 있는데, 새 UX에선 훨씬 편해진다는 거군요?
폴
맞아요. “단순 모드”에선 거의 클릭 몇 번만으로 예치·차입이 가능해지고, “고급 모드”에선 여전히 여러 파라미터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사회자
마지막으로 조금 다른 주제인데요. 최근 Uniswap이 “Uni Chain”을 만들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혹시 Morpho도 언젠가 자체 체인을 만들 계획이 있을까요?
폴
일단 Uniswap이 독자적인 L2(혹은 체인)를 만들겠다는 건 거래(스왑) 경험을 극도로 최적화하고자 하는 의도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impermanent loss(IL)나 “rebalance” 문제를 줄이려면 블록타임을 줄여야 하고, 수수료도 내려야 하고, 빠른 결제 등 UX를 개선해야 하니, 전용 체인에서 그걸 해결하겠다는 거죠.
Morpho가 그 길을 갈지는… 음, 글쎄요. 저로서는 “이미 Layer 2가 상호운용성을 갖출 거라면, 굳이 특정 프로토콜이 독자 체인을 가질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해요. Uniswap이 일반 용도 체인을 만들겠다고 하는 부분은 사실 좀 의아해요. 제가 모든 내막을 아는 건 아니라, 언젠가 이해가 갈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좀 잘 모르겠네요.
사회자
네, 흥미로운 관점이네요. 어쨌든 오늘 폴 님 이야기 너무 재미있었고요. 이번 주 The Big Whale에서 대출과 차입에 관한 특집을 진행 중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계속 팔로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무리하며, 폴 님께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앞으로의 로드맵도 잘 되길 응원하겠고요, 나중에 더 좋은 소식 있으면 또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폴
네,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사회자
좋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